임은혜

작곡가

예술가

행위예술가

한국, 러시아, 북미 문화 사이에서 자라며, 어딘가에 완전히 속해 있다는 느낌보다는 여러 세계 사이에 놓여 있다는 감각이 더 익숙해졌다. 이 작업들은 그 사이에 있는 감각에서 시작된다. 정체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그것은 공간과 시선, 그리고 스스로를 바라보는 방식 속에서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곳에 소개된 작업들은 여러 매체를 통해 만들어졌다. 음악을 해왔던 배경 때문에 2021년 이후 퍼포먼스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고, 사운드, 공간 구성, 설치, 영상 같은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작업 안으로 들어왔다. 이 매체들은 각각 따로 존재하기보다, 정체성이라는 질문을 더 가까이 보기 위한 장치가 된다.

작업에서 관객은 중요한 위치에 있다. 작업은 완전히 닫힌 하나의 결과물이라기보다, 작가와 관객 사이에 놓이는 매개체에 가깝다. 관객은 정해진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그 공간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느끼고, 주변을 보고, 다른 사람의 시선을 상상하게 된다.

정체성에 대한 질문은 작업 안에서 계속 반복된다. 그것을 하나의 답으로 정리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계속 묻고 싶다.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이 질문은 개인적인 곳에서 시작되지만, 결국 사회적 공간 안에 함께 존재하는 사람들에게도 이어진다. 개인은 혼자 떨어져 있는 존재가 아니라, 공간과 시선, 관계 속에서 계속 만들어지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1996년 대한민국 부천에서 태어나 2026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살고 있다.